20억 아파트 종부세, 거주 여부로 7배 차이 나는 셈법

지난주 부동산 커뮤니티를 보다가 눈에 띄는 글이 하나 있었습니다. 강남에 아파트를 갖고 있지만 실거주는 하지 않는 집주인이, 몇 년 전이라면 그냥 두고 봤을 세금 인상 소식에 매도 타이밍을 앞당기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숫자로 확인해보니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실거주 여부 하나로 앞으로 몇 년 안에 내야 할 세금이 몇 배씩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오르는데 강남 서초만 내린 흐름

한국부동산원이 20일 발표한 8월 셋째 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전체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22퍼센트 올랐습니다. 성북구가 0.45퍼센트로 가장 많이 올랐고 중랑구와 서대문구, 중구와 강북구가 뒤를 이었는데, 공통점은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반대로 강남구는 0.05퍼센트, 서초구는 0.09퍼센트 내리며 2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하락 폭도 전주보다 커졌습니다. 송파구는 0.10퍼센트로 상승세는 유지했지만 한 달 전 0.29퍼센트와 비교하면 오름폭이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서울 전체는 오르는데 고가 주택이 몰린 세 개 구만 힘이 빠지는 모양새입니다.


비거주 1주택자는 세금이 실제로 얼마나 늘어나나

이 흐름의 배경에는 지난 8월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이 있습니다. 개편안의 핵심은 종부세와 양도세 모두 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다시 짜였다는 점입니다.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 시가로는 약 20억 원까지 올라가지만,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오히려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정부가 국회에 낸 문답자료의 시뮬레이션을 보면 체감이 더 뚜렷합니다. 시가 20억 원 주택을 기준으로, 실거주자는 종부세가 오히려 줄어드는 반면 비거주자는 늘어나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분석이 여러 매체에서 나왔고, 60세에 10년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는 2028년까지 지금의 약 4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의 우병탁 전문위원이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제곱미터를 실거주 1주택으로 보유했을 경우 종합부동산세만 놓고 보면 올해 대비 내년 부담이 38퍼센트 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거주자도 이 정도인데, 같은 주택을 비거주로 보유하고 있다면 부담 증가 폭은 이보다 훨씬 큽니다.


구분기본공제 기준세 부담 방향
실거주 1주택공시가 14억 원(시가 약 20억 원)중저가는 완화, 32억 원부터 서서히 증가
비거주 1주택공시가 9억 원(시가 약 13억 원)2028년까지 약 4배 증가 전망
다주택자공시가 4억 원+추가공제공정시장가액비율 단계적 80퍼센트까지 상향


양도세도 방향은 같습니다. 양도가액 32억 원, 취득가액 12억 원인 1주택자가 10년 보유하고 2년만 거주한 경우, 정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양도세가 2027년 2억 3600만 원에서 2029년 4억 500만 원까지 늘어납니다. 거주 기간이 짧을수록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실거주 1주택자는 오히려 여유가 생긴다

흥미로운 부분은 실거주자에게는 이번 개편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시가 32억 원까지는 세율이 그대로 유지되고 기본공제만 늘어나기 때문에, 서울에서도 마포와 용산, 성동구처럼 20억 원 안팎의 아파트가 몰린 지역은 상당수가 이번 개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세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실거주 32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 다주택자로 좁혀져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 지금 강남 서초에서 나오는 하락은 강남 전체의 수요가 꺾였다기보다, 비거주로 보유하고 있거나 다주택으로 잡혀 있는 초고가 매물이 먼저 가격을 낮춰 시장에 나오는 국면으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실제로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 연구원도 고가 아파트 보유자의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강남권 매물 출회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실거주여부로 계산


지금 강남권 아파트를 두고 있거나 사려는 사람이 확인할 것

실제로 해당되는 상황이라면 확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본인 명의 주택이 실거주인지 비거주인지, 재직이나 자녀 교육 등으로 부득이하게 거주하지 못하는 사유가 있다면 예외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재정경제부는 취학이나 질병, 해외체류, 부모 봉양 같은 사유는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다음으로는 보유 주택의 시세가 32억 원 안팎인지, 그 이상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 기준선 아래에서는 실거주자 대부분 오히려 부담이 줄어드는 쪽이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다만 이 개편안은 아직 정부안 단계입니다. 8월 12일 기준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종부세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5천 건 넘게 올라왔고, 재정경제부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다주택자 취급 논란 등 일부 조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9월 초 국회에 정식 제출되면 심의 과정에서 과세 기준이나 세율이 바뀔 가능성이 남아 있으니, 지금 나오는 수치를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방향성 정도로 참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부동산 세제는 발표 시점과 시행 시점 사이에 늘 간극이 있고, 이번 개편안 역시 국회 심의를 남겨두고 있어 실제 적용 시점의 세율이나 기준금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절세나 매도 시기 판단이 필요하다면 세무사나 부동산 전문가와 개별 상담을 거치는 쪽을 권합니다.


결국 지금 강남 서초의 하락을 시장 전체의 하락 신호로 읽을지, 특정 보유 형태에 몰린 일시적 조정으로 읽을지는 본인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실거주 20억 원 안팎 주택을 갖고 있다면 이번 개편은 오히려 우호적인 신호에 가깝고, 비거주나 다주택으로 32억 원을 넘는 주택을 갖고 있다면 국회 심의 결과를 지켜보며 움직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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