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주가 20퍼센트 폭등 뒤 급락, 스테이블코인 이자 금지 법안의 파장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스테이블코인 테더가 최근 보유하고 있는 금 자산 덕분에 수조 원대의 수익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1달러의 가치를 보장해야 하는 코인 발행사가 왜 현금 대신 금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이 선택이 시장에 어떤 신호를 주고 있는지 차근차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점은 스테이블코인을 지탱하는 준비금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통적인 금융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테더의 자산 배분 전략과 그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위험 요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보통 스테이블코인은 사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 달러로 바꿔줘야 하므로 현금이나 단기 국채처럼 변동성이 적은 자산으로 준비금을 채웁니다. 하지만 테더는 독특하게도 준비금의 상당 부분을 실물 금으로 채워 넣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지난해 가을 기준으로 테더가 보유한 금은 약 108톤에 달하는데, 이는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 총량보다도 많은 수준입니다.
최근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테더가 보유한 이 금의 가치는 순식간에 불어났습니다. 불과 1년 남짓한 사이에 금 시세가 급등하면서 발생한 미실현 이익만 약 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7조 원이 넘습니다. 투자자에게는 약속된 1달러만 돌려주면 되기 때문에, 금값이 올라서 생긴 이 막대한 차익은 온전히 발행사인 테더의 몫이 되는 구조입니다.
수조 원의 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는 규제와의 충돌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시행된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은 준비금으로 현금성 자산만을 인정합니다. 변동성이 큰 금이나 비트코인을 준비금에 섞어 넣는 방식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위험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쟁사인 서클의 USDC는 법을 준수하며 철저히 현금성 자산으로만 운영되는 반면, 테더는 위험 자산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신용평가사로부터 최하위 등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테더가 최근 미국 규제를 맞춘 별도의 코인인 USAT를 출시한 것도, 기존 방식으로는 제도권 진입이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테더는 달러 연동 코인 외에도 금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테더 골드라는 상품을 운영합니다. 이 코인은 투자자가 늘어날수록 발행사가 그만큼의 실물 금을 직접 매입해서 창고에 쌓아두어야 하는 방식입니다. 실물 금을 직접 사서 보관하기 번거로운 개인 투자자들이 코인 형태로 금을 사들이면서 시장의 금 수요 자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금 가격을 지지하는 새로운 동력이 된다고 분석합니다. 금 스테이블코인의 규모가 커질수록 발행사의 금 매입량도 비례해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결국 코인 시장의 자금이 실물 금 시장의 가격을 견인하고, 그 가격 상승이 다시 준비금을 보유한 발행사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순환 고리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금처럼 금값이 오를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시장의 상황이 반대로 돌아설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자산은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을 늘 내포하고 있습니다. 만약 금값이 테더의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다면, 발행된 코인 전체 가치보다 창고에 보관된 자산의 가치가 낮아지는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테더가 얻은 7조 원의 수익은 아직 손에 쥐지 않은 장부상의 이익일 뿐입니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시세 차익을 노린 자산 운용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반드시 인지해야 할 부분입니다. 수익성 뒤에 가려진 변동성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신뢰도를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입니다.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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