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29세에 샀는데 나는 왜 40대에도 전세일까?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서 들려오는 내 집 마련 소식이 30대보다는 40대 중후반에 집중되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예전에는 결혼과 동시에 혹은 서른 무렵이면 작은 아파트라도 하나 장만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실제로 통계치를 살펴보면 우리가 체감하는 변화가 단순히 느낌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부모 세대가 처음 부동산을 손에 쥐었던 나이와 지금 세대가 첫 열쇠를 받는 나이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존재합니다. 1990년 이전만 하더라도 평균 29세면 내 집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시점이 46세까지 늦춰졌습니다. 거의 17년이라는 세월이 뒤로 밀린 셈인데 이는 단순히 집값이 비싸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집


사회 진출의 지연이 불러온 연쇄 반응

우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출발선 자체가 예전보다 훨씬 뒤에 놓여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중반이면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석사나 박사 혹은 각종 스펙 쌓기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신입 사원 평균 연령이 이미 30세를 넘어섰습니다.

돈을 벌기 시작하는 시점이 5년 이상 늦어지니 종잣돈을 모으는 시기도 당연히 뒤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 초년생이 느끼는 첫 월급의 무게는 과거보다 가벼워진 반면 주거 비용의 문턱은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습니다. 출발이 늦어진 만큼 가속을 붙여야 하지만 가파르게 오른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청년들의 의욕을 꺾는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결국 30대 내내 저축과 대출 준비를 반복하다가 안정적인 소득 구간에 진입하는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첫 집을 마련하는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게으름이나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사회 전체의 호흡이 길어진 결과라고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자산 형성의 골든타임과 스노우볼 효과

부동산 전문가들이나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단순히 '집을 늦게 산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닙니다. 자산이 불어나는 원리인 복리 효과 즉 스노우볼링을 시작하는 타이밍이 늦어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자산은 일찍 형성될수록 시간이 지나며 스스로 덩치를 키우는 힘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부모 세대가 30대에 집을 사서 50대에 자산 가치 상승을 경험했던 것과 달리 지금 세대는 40대 후반에야 그 루프에 진입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은퇴 시점까지 자산이 불어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결과적으로 기성세대와의 자산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청년과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청년 사이의 격차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입니다. 출발선에서의 작은 차이가 10년 혹은 20년 뒤에는 수십 배의 자산 차이로 돌아오는 구조를 이해한다면 현재의 늦어진 내 집 마련 시점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늦어진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판단 기준

그렇다면 46세라는 숫자를 앞에 둔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무작정 남들보다 늦었다는 조급함에 무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오히려 지금의 흐름을 인정하고 자신의 생애 주기와 소득 흐름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과거처럼 30대 초반에 집을 사지 못했다고 해서 자산 형성에 실패했다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사회 진출이 늦어진 만큼 소득의 전문성을 높여 저축의 효율을 극대화하거나 정부에서 제공하는 청년 대상 주거 지원 정책을 꼼꼼히 따져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언제' 사느냐만큼이나 '어떤 조건'으로 진입하느냐가 자산의 건강성을 결정짓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생애 첫 집 마련이 46세로 늦춰진 현상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화가 낳은 결과물입니다. 이를 단순히 부동산 시장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취업 교육 가치관의 변화가 맞물린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늦어진 시계에 맞춰 나만의 자산 관리 호흡을 가다듬는다면 늦게 시작한 스노우볼도 충분히 단단하게 굴려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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