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10조 매도세와 2021년 데자뷔 현상 완벽 정리

주식 시장을 지켜보는 마음이 편치 않은 요즘입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보여주는 행보는 마치 작정하고 나가는 뒷모습처럼 보일 정도니까요. 이달 들어서만 10조 원이 넘는 물량이 쏟아지면서 많은 분이 2021년의 그 아픈 기억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예탁금을 무기로 방어에 나서고는 있지만 시장의 공포를 완전히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과거의 경험이 반복될지 아니면 이번에는 다른 흐름을 보여줄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매도세가 어디서 기인했는지부터 냉정하게 짚어봐야 합니다. 단순히 많이 팔았다는 사실보다 무엇을 팔았고 어떤 매크로 환경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는지가 앞으로의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2021년데자뷔


5년 전 악몽과 닮아있는 유동성의 역설

시장에 돈이 넘쳐난다는 사실이 오히려 고점의 신호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2021년 5월 당시에도 투자자들의 예탁금은 77조 원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경신하며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했습니다. 하지만 지수가 3300선을 넘기며 축제 분위기일 때 외국인들은 조용히 퇴장 준비를 마쳤습니다. 약 5개월 동안 19조 원을 쏟아낸 그들의 매도세에 개인들이 36조 원을 받아내며 버텼지만 결국 지수는 힘없이 주저앉았습니다.

지금 상황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모양새입니다. 예탁금이 110조 원을 넘어서며 체력은 좋아진 것 같지만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그때보다 훨씬 가파릅니다. 시장에서는 개미들의 힘으로 버틸 수 있다는 믿음과 외국인의 공세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수급의 양이 아니라 시장의 심리가 이미 5년 전의 하락장 기억을 소환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매도의 이면

외국인들이 가장 공세적으로 매도 버튼을 누른 곳은 역설적이게도 우리 증시의 버팀목인 반도체 종목들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천문학적인 순매도가 발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는 한국 증시 전체를 부정적으로 본다기보다 그동안 수익이 났던 종목을 중심으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차익 실현 성격이 짙어 보입니다.

반도체 업황의 본질적인 기초 체력이 무너졌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에 작은 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의 하락이 기업의 가치 훼손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수급 꼬임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는 눈이 필요합니다. 가치는 그대로인데 수급 때문에 밀리는 것이라면 이는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준을 세울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발 긴축 공포와 자산 시장의 소용돌이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더 큰 파도는 바다 건너 미국에서 밀려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하면서 시장은 금리 인하라는 희망 회로를 멈췄습니다. 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공포는 기술주들의 몸값을 깎아내리는 주된 원인이 됩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은 주식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금, 은 같은 자산들이 한꺼번에 밀리는 현상입니다. 이른바 자산 시장의 체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지면서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자산을 팔아 메꿔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마이클 버리가 경고한 강제 청산의 흐름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특정 종목의 호재보다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어디로 쏠리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엔저와 강달러가 가로막는 수급의 복귀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환율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선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에게 한국 주식은 매수하자마자 환차손을 걱정해야 하는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 일본 중의원 선거 이후 엔화 약세가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 강세는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환율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 외국인 수급의 추세적 복귀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주변국들의 통화 가치 변화와 미국의 긴축 강도가 맞물려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금은 무작정 저점 매수에 나서기보다 환율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진정되는 것을 확인하는 인내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판단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지금의 하락장을 구조적인 붕괴로 보고 시장을 떠날지 아니면 일시적인 조정으로 보고 기회를 엿볼지는 결국 나만의 기준에 달려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여전히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문제나 금리 변수가 단기적인 변동성을 키우고 있을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던지니까 같이 던지는 것이 아니라 왜 외국인이 나가는지 그리고 그들이 다시 돌아올 조건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정리해 보는 과정입니다. 환율의 안정과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 해소라는 두 가지 퍼즐이 맞춰질 때 비로소 시장은 다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때까지는 성급한 결정보다 시장의 체력을 점검하며 호흡을 가다듬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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